4월 산림 병해충 예찰 — 지금 안 잡으면 여름에 후회합니다
벚꽃이 막 피기 시작하면 다들 봄이다~ 좋다~ 하는데요. 솔직히 임업이나 조경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은 지금이 제일 바쁜 시기거든요. 왜냐하면 4월은 산림 병해충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달이기 때문이에요.
겨울 내내 죽은 듯이 잠자고 있던 병원균들이 기온이 올라가면서 슬슬 기지개를 펴는 시점이라서, 이 시기에 예찰(예방적 관찰)을 제대로 하느냐 마느냐가 여름~가을 피해 규모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나무 잎마름병 — 4월 중순부터 약제 살포 적기
아 이거 진짜 현장에서 많이 보는 병인데요. 주로 묘목이나 조경수에서 피해가 많이 나타납니다. 감염 초기에 잎에 띠 모양의 황색 반점이 생기는 게 특징이에요. 황색 띠같은 반점과 건전한 녹색 부위가 교대로 생기는데, 이게 좀 독특한 패턴이라 한 번 보면 기억에 남아요.
병원균은 Pseudocercospora pini-densiflorae라는 녀석인데, 낙엽진 병든 잎에서 미숙한 자좌 상태로 월동하다가 봄에 새로운 분생포자가 형성되면서 1차 전염원이 됩니다. 그래서 겨울에 떨어진 병든 낙엽을 제거하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이에요.
방제 적기는 4월 중순 ~ 5월 사이에 적용약제를 살포하는 것입니다. 나무가 바로 고사하지는 않지만, 피해가 심하면 수세가 쇠약해져서 다른 병원균이나 해충의 피해에 쉽게 노출되거든요. (참고로, 이걸 "복합감염"이라고 하는데 현장에서 이런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ㅠㅠ)
소나무류 혹병 — 4~5월 녹포자 날아다닙니다
소나무류 혹병은 이름처럼 가지와 줄기에 혹을 형성하는 병이에요. 이 혹이 해마다 비대생장을 계속해서 수십 cm까지 자라기도 하는데, 처음 보면 좀 놀랍습니다.
12월에서 이듬해 2월쯤 혹의 표면에서 오렌지색~황갈색의 물엿 같은 점액(녹병정자덩이)이 흘러나오고, 이어서 4~5월경 혹의 표면이 거칠게 갈라지면서 갈라진 틈새에서 노란 가루(녹포자)가 흩어져 나옵니다.
병원균은 Cronartium orientale로, 소나무와 참나무류를 기주교대하면서 생활해요. 4~5월에 소나무에서 녹포자가 비산하여 참나무로 옮아가고, 5~6월에 참나무류 잎 뒷면에 여름포자가 형성되는 거죠. (이 기주교대라는 개념이 녹병의 핵심인데, 한 번 이해하면 방제 전략이 확 보여요)
방제법은 소나무 묘포 근처의 중간기주(참나무)와 병에 걸린 소나무 가지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발병이 심한 지역은 9월 이후 살균제를 살포하구요.
향나무류 녹병 — 비 오는 4월이 제일 위험해요
예전에 현장에서 향나무를 진단할 때였는데, 비 온 다음 날 가니까 가지에서 오렌지색 젤리 덩어리가 주렁주렁 달려 있더라고요. 처음엔 뭔가 싶었는데 이게 바로 향나무 녹병의 겨울포자퇴가 물을 먹고 부풀어 오른 모습이었어요.
2~3월경 잎과 어린 가지에 암갈색 균체(겨울포자퇴)가 나타나고, 4월경 비가 많이 오면 겨울포자퇴는 부풀어서 오렌지색 젤리 모양을 띠게 됩니다. 비가 그치면 말라서 오그라들구요.
이 병도 기주교대를 하는데요. 향나무 잎에 형성된 겨울포자퇴에 있는 겨울포자는 4월경 비가 올 때 발아하여 담자포자를 형성하고, 이 담자포자가 장미과 수목(배나무, 사과나무, 모과나무)으로 옮겨 감염을 일으킵니다. 위 사진처럼 배나무 잎에 붉은별무늬 반점이 생기는 게 바로 향나무에서 날아온 녹병 포자 때문이에요.
방제는 향나무는 4~5월과 7월, 중간기주 수목은 4~6월에 적용약제를 살포합니다. 그래서 과수원 근처에 향나무를 심는 건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는 얘기가 여기서 나오는 거예요.
벚나무 빗자루병 — 벚꽃놀이 갈 때 한번 살펴보세요
벚꽃 피는 4월에 벚나무를 자세히 보면, 가끔 꽃이 안 피고 잎만 빽빽하게 나오는 가지가 보이거든요. 그 가지 부분이 좀 비대해져 있고 잔가지가 무더기로 나와서 마치 빗자루 모양을 하고 있으면, 그게 빗자루병입니다.
병원균 Taphrina wiesneri에 의한 것인데, 병든 가지에서는 매년 잎만 피다가 병이 4~5년 지속되면 4월 하순경부터 가지 전체가 말라 죽어요. 병든 가지의 잎은 가장자리부터 갈색~흑갈색으로 변하면서, 잎 뒷면에는 회백색의 가루(자낭층)가 나타납니다.
사실 이 병 자체가 나무를 죽이지는 않지만, 밀생지가 해마다 커지면서 나무 전체로 퍼지면 수형도 망가지고 나무가 점차 쇠약해집니다.
방제법은 간단합니다 — 병든 가지를 잘라내고, 잘라낸 자리에 적용약제를 발라서 줄기마름병균이나 재질썩음 병균 등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거예요. 가지치기 시기는 잎이 나오기 전인 2~3월이 좋지만, 지금이라도 발견하면 바로 잘라주는 게 맞습니다.
두릅나무 균핵병 — 두릅 키우시는 분들 주목!
두릅 키우시는 농가 분들한테 특히 중요한 내용인데요. 두릅나무 균핵병은 줄기와 뿌리 부근의 지제부에 하얀 솜털 같은 균사가 발생하면서 시작돼요. 병이 경과하면 단단한 균핵을 형성하여 뿌리를 썩히면서 고사시킵니다.
균핵은 처음에는 흰색이지만 흑색으로 변하면서 점점 단단해지고, 형태는 동글지만 다소 긴 타원형이에요.
병원균 Sclerotinia sclerotiorum은 봄과 가을에 자낭반을 형성하고, 여기에서 자낭포자가 비산하여 전파됩니다. 4월 하순~5월 중순에 병이 많이 발생하지만, 겨울철 저장고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요.
방제법이 좀 특이한데, 병든 식물체는 그 주변의 흙과 함께 일찍 뽑아내어 땅속 깊이 파묻거나 태우도록 합니다. 왜냐하면 균핵이 최소한 3년 동안 토양에서 생존하거든요! 그래서 병이 발생되면 3년 동안은 비기주식물을 식재하고, 두릅을 재배하기 전에는 석회를 충분히 뿌려서 피해를 예방해야 해요.
봄철 과수 해충도 지금 깨어납니다
병해만 주의할 게 아니에요. 해충도 4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거든요. 특히 과수원을 관리하시는 분들은 진딧물과 응애를 지금부터 잡아야 합니다.
복숭아혹진딧물은 봄에 새순이 나올 때 집중적으로 가해하면서 잎을 오그라들게 만드는데요. 한 번 말린 잎은 약제가 침투하기 어려워서 발생 초기에 잡는 게 핵심이에요. 4월 초~중순에 첫 방제를 하는 게 좋습니다.
응애류도 마찬가지예요. 겨울에 월동한 알이 기온이 올라가면 부화하기 시작하는데, 초기 밀도가 낮을 때 기계유유제로 방제하면 효과가 좋습니다.
4월 예찰 체크리스트 — 현장에서 바로 쓰세요
임업이나 조경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위해 4월 예찰 체크리스트를 정리해봤어요.
| 점검 대상 | 확인 사항 | 조치 |
|---|---|---|
| 소나무류 | 잎에 황색 띠 반점, 줄기 혹 확인 | 4월 중순~5월 약제 살포, 병든 가지 제거 |
| 향나무류 | 비 온 후 오렌지색 젤리 확인 | 4~5월 약제 살포, 근처 과수원 확인 |
| 벚나무류 | 빗자루 모양 가지, 잎만 나는 가지 | 병든 가지 절단 + 절단면 약제 |
| 두릅나무 | 지제부 흰 균사, 생육 부진 | 병든 개체 제거, 석회 살포 |
| 과수류 | 잎 반점, 응애/진딧물 초기 발생 | 기계유제, 적용 살충제 |
아 그리고 하나 더. 예찰할 때 사진을 꼭 찍어두세요. 나중에 전문가 상담이 필요할 때 현장 사진이 있으면 진단이 훨씬 빠르거든요. 요즘은 각 시도 산림환경연구원에서 공립나무병원을 운영하고 있어서, 민원 상담도 편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봄이 반가운 만큼, 산림 현장에서는 긴장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지금 2주 정도가 예찰과 초기 방제의 골든타임이에요. 특히 소나무 잎마름병 약제 살포 시기(4월 중순~5월)와 향나무 녹병 약제 살포 시기(4~5월)는 놓치면 올 한해 피해가 커질 수 있으니, 일정에 꼭 반영해두시길 바랍니다~
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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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경상북도산림환경연구원 (2021). 산림병해충 예찰 및 민원병해충 사례집. Jinhan M&B.
- 농촌진흥청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NCPMS). 병해충 도감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