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와 변재 차이, 나무의 나이테 속 숨겨진 색깔의 비밀은 무엇일까
나무를 관찰하다 보면 참 신기한 게 많아요. 우리가 흔히 보는 나무줄기, 그냥 껍질 벗겨내고 속을 보면 다 똑같은 나무 같죠? 그런데 사실 나무 속은 엄청나게 정교하게 나뉘어 있거든요. 특히 심재(Heartwood)와 <span style="color:변재(Sapwood)**</span>의 차이를 알면 나무 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지실 거예요.
사실 나무도 사람처럼 늙어가요. 나무가 나이를 먹으면 안쪽의 세포들은 더 이상 물을 나르지 않게 되거든요. 대신 그 빈 공간에 타일로스(tyloses)나 수지 같은 든든한 녀석들을 꽉꽉 채워 넣어요. 이게 바로 심재화 과정인데, 덕분에 나무가 썩지 않고 꼿꼿하게 서 있을 수 있는 거죠.
와, 진짜 신기하지 않나요? 저는 처음에 이거 공부할 때 나무가 스스로 자기 몸을 보호하려고 콘크리트를 붓는 줄 알았어요 ㅎㅎ
예전에 현장에서 큰 느티나무를 보수하는데, 속이 텅 비어있더라고요. 그런데도 나무가 쌩쌩하게 잘 자라고 있었거든요. 왜 그럴까요? 바로 나무의 변재가 멀쩡하게 남아있었기 때문이에요. 나무는 중심부가 좀 썩어도 바깥쪽에서 영양분을 잘 올리면 살 수 있거든요. 반대로 변재가 손상되면 나무는 금방 말라 죽게 됩니다. 이게 진짜 중요한 포인트예요!
가끔 목재 시장에 가보면 어떤 나무는 속이 시커멓고 어떤 나무는 전체가 하얗잖아요? 그게 다 심재와 변재 비율 때문이에요. 우리 가구 만들 때도 심재가 많은 나무가 훨씬 비싸거든요. 왜냐면 심재는 곰팡이도 잘 안 생기고 뒤틀림도 적거든요. 반대로 변재는 습기를 잘 먹어서 가구로 만들면 곰팡이 피기 딱 좋거든요. ㅠㅠ
아, 맞다. 예전에 어떤 분이 정원에 심은 소나무가 갑자기 누렇게 뜬다고 연락 주신 적이 있어요. 가보니까 나무 주변에 흙을 너무 높게 쌓아놓으셨더라고요. 나무의 변재 기능을 떨어뜨리는 아주 잘못된 관리법이었죠. 나무도 숨을 쉬어야 하는데 흙으로 덮어버리면 뿌리랑 줄기 아래쪽이 질식하거든요.
솔직히 말하면, 나무 의사로서 현장에서 나무를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게 바로 이 '변재의 활성도'예요. 나무가 죽어가고 있는지 아닌지는 형성층이 살아있는지, 변재가 제 역할을 하는지를 보면 딱 나오거든요. 가끔은 나무가 너무 불쌍해 보여서 마음이 아플 때도 있어요.
한번은 폭풍우가 지나간 뒤에 쓰러진 나무를 봤는데, 겉은 멀쩡해 보이는데 속이 완전히 삭아있더라고요. 알고 보니 이미 수십 년 전에 심재가 다 썩어버렸던 거죠. 나무는 참 인내심이 강한 것 같아요. 자기 속이 다 썩어가는 줄도 모르고 잎을 피워내다니,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참고로, 심재는 죽은 조직이라 스스로 치유할 수 없지만, 변재는 나무의 면역 체계를 담당하는 아주 중요한 곳이에요)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해요. 사람도 나이가 들수록 내면이 단단해져야 하잖아요? 나무의 심재처럼 말이에요. 외면(변재)만 화려하고 속(심재)이 텅 빈 사람은 금방 쓰러지기 마련이죠. 어? 너무 철학적인가요? ㅎㅎ 나무를 공부하다 보면 인생 공부도 같이 되는 것 같아요.
아, 혹시 "나무도 나이테를 만드는데, 그게 심재랑 상관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 생기지 않으셨나요? 사실 나이테가 바로 심재와 변재가 교대되는 경계면이기도 하거든요. 이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더 자세히 풀어볼게요. 나무의 나이테 속에 숨겨진 비밀은 진짜 끝이 없거든요.
나무 관리하다 보면 잘못된 전정이나 잘못된 수간 주사로 변재를 망치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봐요. 나무는 자기 몸을 스스로 고치려고 엄청 애를 쓰는데,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면 훨씬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거든요. "나무가 알아서 크겠지"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가끔은 줄기 한번 슥 만져보면서 "오늘도 고생했어"라고 말해주세요. 그러면 나무가 아주 좋아할 거예요!
아무튼 심재와 변재, 이제는 나무를 볼 때마다 어디가 심재일지, 어디가 변재일지 자꾸 눈에 보이실 거예요. 만약 나무 단면을 보게 된다면, 색깔이 짙은 심재가 나무를 얼마나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는지 한번 유심히 살펴보세요. 정말 감동적일걸요?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궁금한 점 있으면 언제든 물어봐 주세요. 저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들 잔뜩 준비해놓고 기다리고 있을게요. 나무와 함께하는 삶, 생각보다 훨씬 재밌거든요! 다음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