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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관리학

가을, 나무 월동 준비

by 초록후니쌤 2025.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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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나무 월동 준비  

"첫눈이 내리기 전, 나무를 위해 꼭 해야 할 일들"

요즘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지면서 겨울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낍니다. 사람만 추운 것 아닙니다. 

나무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매년 봄이 되면 겨울을 나지 못한 나무들 때문에 안타깝지요. 이미 지나고 보면 돌이킬수가 없습니다. 매년 그런 일은 겪지 말아야 하겠죠. 하지만 지금부터 제대로 준비한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나무가 건강하게 겨울을 나기 위한 관리법 몇 가지를 알아보겠습니다. 

나무는 겨울에 휴면기에 들어갑니다. 그말인 즉슨

나무는 11월부터 본격적인 휴면기에 들어갑니다. 그 전인 지금(10월)이 바로 나무가 에너지를 비축하고 겨울을 대비하는 골든타임입니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기 전에 미리 준비해야 나무가 충분히 적응할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1. 관수 관리: 겨울 가뭄을 대비하라

왜 중요한가?
겨울철 나무가 죽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생리적 가뭄'입니다. 땅이 얼어 뿌리가 수분을 흡수하지 못하는데, 나무는 계속 증산작용으로 수분을 잃게 됩니다.

실천 방법:

  • 첫서리가 내리기 2주 전까지 충분히 물 주기
  • 나무 주변에 깊이 30cm 이상 물이 스며들도록 천천히 관수
  • 상록수는 특히 주의! 겨울에도 잎이 있어 수분 손실이 큽니다
  • 마지막 관수 시기: 땅이 얼기 직전 (보통 11월 중순~하순)

(Tip)

"한 번에 조금씩 여러 번보다, 한 번 줄 때 흠뻑 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뿌리가 깊숙이 내려가도록 유도하는 거죠."

 

2. 뿌리 보호: 멀칭으로 땅을 따뜻하게

멀칭이란?
나무 주변 땅에 유기물을 덮어주는 작업입니다. 땅의 온도를 유지하고 수분 증발을 막아줍니다.

멀칭 재료:

  • 부엽토, 퇴비, 낙엽, 우드칩, 짚 등
  • 두께: 5~10cm 정도
  • 범위: 나무줄기에서 50cm 이상 떨어진 지점부터 수관 끝까지

주의사항:

  • 나무 줄기에 바짝 붙여 쌓으면 병해충 서식지가 될 수 있습니다
  • 줄기에서 최소 20~30cm는 띄워주세요
  • 통기성이 없는 비닐은 사용하지 마세요

3. 병해충 방제: 월동 해충을 잡아라

겨울에도 해충이 있나요?
네! 많은 해충들이 나무껍질 틈, 낙엽 밑, 흙 속에서 알이나 번데기 상태로 겨울을 납니다. 지금 잡지 않으면 내년 봄 대량 발생의 원인이 됩니다.

가을 방제 포인트:

  • 낙엽 처리: 병든 낙엽은 모아서 태우거나 매립 (병원균 차단)
  • 월동 해충 제거: 나무껍질 틈새를 확인하고 솔로 긁어내기
  • 석회유황합제 살포: 낙엽 후~이른 봄 사이, 월동 병해충 방제
  • 기계유 유제: 깍지벌레 등 껍질에 붙은 해충 방제

특별 관리 대상:

  • 사과나무, 배나무: 부란병, 깍지벌레
  • 소나무: 솔나방, 솔잎혹파리
  • 벚나무, 매실나무: 천공성 해충

 

4. 전정 작업: 불필요한 가지 정리

왜 가을 전정이 좋을까?
낙엽이 진 후에는 나무 구조가 한눈에 보여 작업하기 좋습니다. 또한 나무가 휴면기에 들어가면서 상처 회복에도 부담이 적습니다.

가을 전정 대상:

  • 병든 가지, 죽은 가지
  • 서로 교차하거나 안쪽으로 자란 가지
  • 지나치게 밀집된 가지
  • 바람에 부러질 위험이 있는 약한 가지

전정 시기:

  • 낙엽수: 낙엽 후~이듬해 3월 전
  • 상록수: 10월 중순~11월 초

주의사항:

  • 상처 부위가 크면 유합제 처리
  • 전정 도구는 반드시 소독해서 사용
  • 지나친 전정은 나무를 약하게 만듭니다 (전체의 30% 이내)

5. 방한 조치: 추위에 약한 나무 보호하기

 

어떤 나무가 방한이 필요할까?

  • 남부 지방 수종을 중부 이북에서 키울 때
  • 어린 묘목 (심은 지 2~3년 이내)
  • 열대/아열대 수종 (올리브, 유칼립투스 등)
  • 동해를 입은 경험이 있는 나무

 

수간 보온

  • 짚, 부직포, 완충재로 줄기 감싸기
  • 특히 남향 수피의 동해 방지 (겨울철 햇빛에 의한 온도 변화)

방풍망 설치

  • 상록수나 키 작은 나무 주변에 설치
  • 차가운 북서풍 차단 효과

수관 보호

  • 비닐하우스형 간이 구조물
  • 단, 햇빛은 들어올 수 있도록 투명 재질 사용

6. 비료 시비: 마지막 영양 공급

가을 시비의 의미
봄·여름처럼 성장을 돕는 것이 아니라, 나무가 저장 양분을 축적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시비 시기와 방법:

  • 시기: 9월 말~10월 중순 (너무 늦으면 역효과)
  • 종류: 완효성 비료, 퇴비, 유기질 비료
  • 방법: 뿌리가 퍼진 범위에 구멍을 뚫고 시비 후 흙으로 덮기

주의:

  • 질소 비료는 10월 이후 금지! (새순이 나와 동해 입음)
  • 인산과 칼륨 위주로 선택
  • 겨울나기 체력 증진이 목적

7. 지주목 점검: 태풍과 강풍 대비

점검 포인트:

  • 끈이 나무를 조이고 있지 않은지
  • 지주목이 썩거나 흔들리지 않는지
  • 결속 부위에 완충재가 있는지

보수가 필요한 경우:

  • 끈은 8자로 묶어 나무가 자랄 공간 확보
  • 지주목은 견고하게 다시 박기
  • 바람이 센 지역은 3본 지주 고려

수종별 맞춤 월동 관리

소나무, 잣나무 등 침엽수

  • 겨울철 건조 주의 (관수 중요)
  • 솔잎혹파리 방제
  • 눈이 많이 쌓이면 가지가 부러질 수 있으니 털어주기

단풍나무, 벚나무 등 낙엽수

  • 낙엽 후 석회유황합제 살포
  • 수간 백색 도포제로 동해 방지
  • 가을 시비로 내년 꽃눈 준비

동백나무, 사철나무 등 상록활엽수

  • 강풍과 한파에 취약 → 방풍 조치 필수
  • 잎이 있어 겨울 관수 중요
  • 한랭지에서는 월동 불가능한 수종 확인

과일나무 (사과, 배, 감 등)

  • 병든 낙엽과 낙과 처리 필수
  • 겨울 석회유황합제 살포
  • 가지 정리로 통풍과 채광 개선

월동 준비 체크리스트

10월

  • [ ] 충분한 관수 (2~3회)
  • [ ] 병해충 점검 및 방제
  • [ ] 가을 비료 시비
  • [ ] 멀칭 재료 준비

11월 초중순

  • [ ] 낙엽 처리 (병든 낙엽 소각/매립)
  • [ ] 가을 전정 작업
  • [ ] 지주목 점검 및 보수
  • [ ] 방한 자재 설치 (필요시)

11월 하순~12월 초

  • [ ] 마지막 월동 관수 (땅이 얼기 전)
  • [ ] 멀칭 완료
  • [ ] 석회유황합제 살포
  • [ ] 어린 나무 및 약한 나무 방한 조치 완료
  •  

흔한 월동 실수

실수 1: "겨울엔 물 안 줘도 되겠지?"
→ 생리적 가뭄으로 봄에 고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수 2: "비닐로 꽁꽁 싸매기"
→ 통기성이 없어 오히려 병해충 발생. 습기로 인한 동상.

실수 3: "낙엽은 자연 비료니까 그냥 두자"
→ 병든 낙엽은 병원균의 월동처. 반드시 치워야 합니다.

실수 4: "추운데 전정하면 나무가 약해지겠지?"
→ 휴면기 전정이 오히려 회복에 유리합니다.

 

준비된 나무는 강하다

겨울은 나무에게 시련의 계절이지만, 제대로 준비하면 오히려 더 튼튼해지는 기회가 됩니다. 혹독한 겨울을 견뎌낸 나무는 봄에 더욱 힘차게 새순을 틀어내죠.

지금 손이 조금 가더라도, 내년 봄 싱그러운 새잎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나무는 우리의 관심과 정성에 반드시 응답합니다.

오늘 소개한 내용 중 우리 정원에 필요한 것부터 하나씩 실천해 보세요. 나무가 건강하게 겨울을 나고 봄에 만나 뵙기를 기대합니다!



월동 준비 중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여러분의 나무 이야기도 들려주시면 함께 고민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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